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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2

산책과 연애 평소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 작가는 연애를 산책에 빗대어 표현하였습니다. 저는 반대로 산책을 좋아합니다. 스마트폰도 보지 않고,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어슬렁 걸어다니며 사람을 구경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러다가 가끔은 내 자신을 들여다 보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요. 작가도 연애를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를 산책을 하며 풀었던 것 같습니다.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자신과 가까움에게로 돌아가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타자에게 다가갈 것인가? - 뤼스 이리가라이, 작가님의 말처럼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때로는 희생을 요구할 수 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짐을 만들기도 하고, 선택을 강요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릅니다... 2022. 9. 30.
혼자의 넓이 - 이문재 해가 뜨면 나무가 자기 그늘로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종일 반원을 그리듯이 혼자도 자기 넓이를 가늠하곤 한다 해 질 무렵이면 나무가 제 그늘을 낮게 깔려오는 어둠의 맨 앞에 갖다놓듯이 그리하여 밤새 어둠과 하나가 되듯이 우리 혼자도 서편 하늘이 붉어질 때면 누군가의 안쪽으로 스며들고 싶어한다 너무 어두우면 어둠이 집을 찾지 못할까 싶어 밤새도록 외등을 켜놓기도 한다 어떤 날은 어둠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유리창을 열고 달빛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그러다가 혼자는 자기 영토를 벗어나기도 한다 혼자가 혼자를 잃어버린 가설무대 같은 밤이 지나면 우리 혼자는 밖으로 나가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제 그림자를 찾아노는 키 큰 나무를 바라보곤 한다 2021. 12. 29.